ㄴ짤은 글러먹도록 가벼운 마음으로 제출해본 공모전용 그림
오랜만에 온 기념으로 써봄
그간 참...많은 일이 있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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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으로 쓴 글이 11월이던데
그땐 그때대로 정신없었지만 나름 즐겁게 보낸 것 같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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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2월...크리스마스까진 괜찮았는데
우리집 어르신 중 한분이었던 다복이가 슬슬 아팠다
동물병원에선 최선을 다 해보자고 했지만 동생이 꿨던 꿈이 영 걸렸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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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월은 갑작스럽고 참담했다
다복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버린 것이다
죽음은 그 어느 때건 갑작스레 오는 것 같다
금동이는 떠난 형을 찾아 이곳저곳을 누볐으며
모든 식구가 슬픔에 잠겼다
다복이에게 못해준 일만 떠올라서 편지를 쓰다 울고
펫로스 증후군 관련 책을 읽으며 울고 또 울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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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월은 중간중간 다복이가 식구들 꿈에 나타났다
자긴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말라는 듯이
아주 건강하고 통통했던 모습으로 돌아다녔다고 한다
꼭 좋은 곳에 가서 잘 지내고 있어달라는 염원이 닿았나보다
엄마가 특히 괴로워해서 걱정이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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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월에도 다복이는 우리의 무의식을 가르고 나타났다
최근 엄마 꿈에 나온 다복이는 들판이 펼쳐진 곳에서 외할머니로 추정되는
어르신 뒤를 재빠르게 쫓아가는 모습이었다
엄마는 다복이를 향해 꼭 할머니랑 붙어다니라고 소리치다 정신이 들었다
다복이는 그곳에서도 제멋대로인 녀석이 틀림없다
어떻게 한번을 안돌아보고 할머니 뒤만 따라가고 있을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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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꿈을 잘 꾸지 않는 편이다
(아마 꾸겠지만 기억을 잘 못하는 게 정확하려나)
그래서 다복이가 들판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
언제나 활기차고 즐겁게 돌아다니는 그 모습으로 말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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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31st
폐쇄적/괴랄함/병맛